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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생/ 칭화대 경영학 박사/ 미국 듀크대 경영대학원 객원교수/ 대한민국 주중국 대사관 중소벤처지원센터 소장/ 중국경영연구소장(현)/ 용인대 중국학과 교수(현) 미중 무역분쟁, 코로나19, 홍콩 정치 갈등, 인도 국경분쟁...

바람 잘날 없는 국제 정치경제 파고 속에 중국이 주목받는 주요 사건들이다. 주로 부정적인 사안에 엮이면서 일명 ‘차이나 포비아(중국 기피, 공포)’ 현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화웨이 장비 반입 금지, 틱톡 강제 매각 등 미국 이외 국가의 중국 압박도 거세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더더욱 중국의 속내를 깊이 알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가 있다. 박승찬 중국경영연구소장(용인대 교수)이다. 그는 최근 ‘더 차이나’를 펴 내고 “한국 내 굴절된 중국에 대한 이미지와 시각을 바꾸지 않으면 10년 후 우리 후배, 자식세대는 미중간의 틈새에서 더욱 힘겹게 살아가야 한다. 다양한 시각과 정확한 사실 관계를 바탕으로 중국 실상을 제대로 알고 대처해야 한다”라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강한 시진핑, 더 강한 공산당’ 때문에 이런 양상은 계속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의 Z세대와 중국 Z세대가 함께 살아가는 미래의 글로벌 사회는 중국 위기론, 붕괴론과는 다를 수 있어요. 혹자는 시진핑 주석 리더십이 흔들릴 거라고 했습니다. 저도 시진핑 집권 초반엔 장기집권 가능성을 낮게 봤던 게 사실입니다. 지금은 다릅니다. 홍콩 이슈, 미중간 패권경쟁이 오히려 장기집권 체제 명분을 공고히 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상하이방, 공청단 출신 원로들도 자기들의 이권과 안전을 보장해 준다는 무언의 동의가 이뤄진다면 장기집권 하에 ‘중국식 혁신’이 펼쳐질 수 있습니다.“

이를 그는 ‘중국이 꿈꾸는 미래의 방향과 반격의 기술’로 풀이했다.

그 실행 방안은 ‘머슬판다(Muscle Panda)’ 프로젝트로 명명했다. 중국은 살찌고 허약한 아픈 ‘판다’에서 근육질을 기반으로 균형 잡힌 건강한 판다 만들기 프로젝트를 이미 시작했다는 말이다. 머슬판다 전략의 핵심은 과거의 양적성장에서 질적성장으로의 변화, 과거의 수출중심에서 내수소비 중심으로 변화를 위한 근육성장 프로젝트라고 볼 수 있다. 박 소장은 이미 중국은 덩치만 큰 국영기업이 아니라 근육질이 있는 국영기업 육성을 위한 전면적인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동시에 혁신 민영기업을 지원하고, 국영기업과 민영기업간 ‘윈윈’의 개방형 혁신을 통해 혁신경제로 전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중국은 과감히 ‘Made in China’ 방식을 버리고, ‘Intelligent Manufacturing in China’로 전환하고 있다고 했다.

더불어 ‘대중창업, 만중창신’ 정신에 따라 창업을 독려하고자 중국식 규제개혁, 선(先)개방, 후(後)규제 방식을 적극적으로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더불어 반도체를 핵심으로 국산화 비율을 더욱 높이기 위해 자주혁신을 더욱 가속화하고 모방에서 혁신으로 가기 위해 R&D 비중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금융시장 개방도 이런 일환이다. 기업부채해결을 위한 금융시장을 지속적으로 개방 확대해 나가고, 특히 혁신기업이 성장할 수 있게 증시 활성화에 적극 나서는 분위기다.

물론 중국도 그림자금융, 공기업부실 등의 여파로 조만간 위기에 빠질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림자금융, 국유기업 부실은 10년전부터 애기하고 있는 이슈입니다. 이미 2019년은 중국정부 노력으로 국유기업 부채와 그림자 금융 리스크는 적절히 통제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핵심은 ‘소비위축 심리 회복을 통한 경제부양 효과가 나타날 것인가? 팬더믹 사태로 인한 실업률 상승문제를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달려 있어요. 따라서 빚을 내서 집을 산 서민들이 일자리가 사라질 경우 가계부채가 새로운 경제의 아킬레스건이 될 소지가 높은 건 사실입니다. ‘민간소비 둔화 → 성장률 저하’의 악순환으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중국정부는 이러한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소비와 대출이 늘어날 수 있도록 서비스 산업 중심의 일자리 창출과 스타트업을 더욱 지원하는 정책으로 실업률 상승을 막고, 잠재되어 있는 가계부채를 균형 있게 통제해 나가는 방식의 ‘머슬 판다’ 전략을 쓸 수밖에 없는 겁니다”

▶ 한중(韓中) 양국 뉴딜 전략 접점, 협력해야

문제는 한국이다. 한국이 향후 어떤 입장을 견지하고 미중 사이에서 국익을 최우선시할 수 있을지가 숙제다.

“일본을 배울 때입니다. 정치외교적으로는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돈독히 하면서 경제적으로 중국과의 교류를 잘 하고 있어요. 중일 양국간 물밑 밀월경제협력이 미래혁신분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우리도 중국이 체제와 시스템이 다르다고 무작정 비판만 할 때가 아니라 실리를 챙겨야 합니다”

박 소장은 양국 뉴딜 전략의 접점을 보면 한국 기업에 기회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이미 5G, 고속철도, 전력장비(태양광 포함) 등 여러 산업분야에서 중국은 상당한 기술혁신을 이뤘다.

그는 “빅데이터나 인공지능 분야와 같은 디지털 뉴딜, 신재생 에너지 등 뉴딜 분야에서 한중(韓中) 간 접점, 사업 기회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디지털 뉴딜의 경우 미래혁신산업의 전공정과 후공정을 들여다보고 가능한 전공정 부분의 R&D에서 기회를 엿봐야 한다는 조언. 첨단소재부품장비의 공급이 대표적인 예다. 그린뉴딜의 경우는 양국간 진행중인 ‘청천(晴天, 대기협력사업) 협력’과 같이 상호협력의 공간이 상대적으로 넓고 유연한 만큼 우리가 정부-대기업-중소기업간 개방형 혁신을 통해 좀 더 빠른 기술 업그레이드 노력과 인력양성이 더해진다면 충분히 양국간 뉴딜의 접점은 생겨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중장기적으로는 중국이 꿈꾸는 기술표준을 우리가 선점 혹은 공동 마련해 제3국, 글로벌시장으로 나가는 전략적 지혜와 과감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수호 기자 suhoz@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80호 (2020.10.21~10.2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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