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6개월이 지난 법왜곡죄가 판·검사와 경찰 등을 겨냥한 보복 수단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지난 3월 12일 법왜곡죄가 시행된 이후 지난 6개월간 전국 경찰에 접수된 사건은 1002건, 고소·고발당한 인원 규모는 1만3953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 중 법왜곡 혐의가 인정돼 기소된 사례는 한 건도 없다.
법왜곡죄는 법관·검사·경찰 등이 ‘타인에게 위법 또는 부당하게 이익을 주거나 권익을 해할 목적으로 법을 왜곡할 경우’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하지만 ‘부당한 이익’이나 ‘부당한 권익 침해’ 등의 기준이 분명치 않아 도입 논의 단계부터 여러 부작용이 우려됐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법왜곡죄 사건 중 대상자는 경찰이 3971명으로 가장 많았다. 검사는 961명, 판사도 734명에 달한다. 특별사법경찰관은 158명, 검찰 수사관은 16명으로 집계됐다. 접수된 사건 1002건 중 70%가 넘는 725건은 불송치 처리됐고 경찰에서 수사중인 법왜곡죄 사건은 245건 규모다.
━
보복카드로 활용되는 법왜곡죄…한 명이 800명 고소
법왜곡 혐의로 접수된 사건 중 상당수는 수사 내용이나 그 결과에 불만을 품은 민원인의 보복성 조치로 보인다는 。이다. 경찰에만 매달 평균 150여건의 법왜곡죄 사건이 접수되며 일선 수사현장의 업무 부담이 가중되는 상황이지만, 그 누구라도 법왜곡죄로 경찰이나 검사 등을 고소·고발할 수 있다는 .이 악용되고 있는 셈이다
온라인바다이야기게임
. 실제 경기남부청에는 법왜곡죄 시행 40일 만에 법왜곡죄로 967명이 피소됐는데, 이 중 800여명에 대해서는 특정 민원인 한 명이 무더기로 고소장을 접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민원인이 접수한 고소·고발만 15건에 달한다.
익명을 요청한 검사 출신 변호사는 “의뢰인 중 피해자는 수사의 강도나 속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단 이유로, 피의자는 왜 나를 수사하냐며 법왜곡죄로 걸면 안 되냐는 문의가 들어오는 경우가 늘었다”며 “일선 수사현장에선 검사나 경찰이 피고소인, 피고발인이 된다는 . 자체만으로도 위축되는 경우가 많다는 .을 이용해 막무가내식 고소·고발에 나서며 법 도입의 취지가 왜곡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법왜곡죄 수사하는 중수청…수사 매뉴얼부터 구축해야
다음달 2일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출범하면 이같은 법왜곡죄 악용 사례가 한층 늘어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중수청은 부패·경제·방위사업·마약 등 6대 범죄에 더해 법왜곡죄까지 수사 대상으로 둔다. 검찰개혁을 둘러싼 막판 진통이 여전한데다 논란 끝에 탄생한 신설 조직인 만큼 출범 초기 조직 운영의 안정성이 담보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법왜곡죄 수사는 그 자체만으로도 적잖은 업무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구성요건에 대한 판례조차 축적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사 매뉴얼을 만들어야 한다는 . 역시 법왜곡죄 수사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소다.
모바일 온라인바다이야기
법왜곡죄 고소·고발이 급증하며 법원·검찰·경찰은 자체 매뉴얼을 구축해 대응하고 있다. 법원행정처는 지난달 법원 내부망 코트넷을 통해 “지난 3월 법왜곡죄 도입에 따라 법관 등에 대한 무분별한 고소·고발이 증가하고 형사재판부 기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우려를 전하며 78쪽 분량의 매뉴얼을 배포했다. 매뉴얼에는 법관이 법왜곡죄 혐의로 피소됐을 경우 심의를 거쳐 소송대리인·변호인 선임을 지원할 수 있고, 그 비용이 지원된다.
━
변호인 지원하고 무고죄 고발도 검토
법원은 법왜곡죄로 피소된 법관에 대해 소송대리인 및 변호인 선임과 비용을 지원한다. 중앙포토
매뉴얼은 법관이 법왜곡죄 등 혐의로 피소됐을 때의 단계별 지원 방안을 제시했다. 고소·고발을 당한 법관은 ‘직무소송 지원센터’에 지원을 신청할 수 있으며, 지원센터는 심의를 거쳐 정부법무공단이나 지원변호사단을 통해 소송대리인 및 변호인 선임과 비용을 지원한다. 법관의 신상정보가 유출된 경우에는 신변보호 요청 및 정보 삭제요청, 가처분 신청 등 대응 절차도 조력한다. 또 무차별적 악성 고소·고발인에 대해서는 법원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무고죄 고발을 검토할 예정이다.
대검찰청은 지난 6월 법왜곡죄와 관련 검찰 구성원 보호를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출범했다. 검사·수사관 등이 법왜곡죄로 고소·고발당할 경우 수사 단계는 물론 기소될 경우 재판에서도 공무원 책임보험을 활용해 금전적으로 지원한다. 또 무고성 고소·고발로 고통받는 검사나 수사관들은 심리 지원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
70c0">바로가기